왼쪽부터 김지철 충남교육감, 명노희 전 충남도의회 교육의원, 조삼래 공주대 명예교수, 조영종 천안 오송고 교장.
내년 6월1일 열리는 제8회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충남교육감 선거는 김지철 교육감의 3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보수진영 후보들이 저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김 교육감은 임기동안 충남교육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고, 최근에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미래교육과 ‘2030 환경교육 종합계획’ 등 시대적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또 지난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공약이행 평가에서 55.8%의 이행률을 보였다. 공약사업 56개 중 15개 완료, 50개 정상추진, 1개(국제교육강화) 일부추진 중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 '전교조 출신 진보교육감'이라는 이유로 학력저하, 학생인권 갈등 등을 우려했지만, 진보·보수 가치관의 균형을 유지한 것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여기에 재선을 통한 인지도, 현역 프리미엄 등 유리한 고지를 점한상태여서 이변이 없는 한 3선 도전은 확실시 되고 있다.
김 교육감의 한 측근은 “아직 1년이나 남았지만, 대외적인 평가나 내부 사업의 지속성 등을 고려할 때, 3선 출마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는 게 맞다”고 전했다.
김지철 vs 명노희·조삼래·조영종 구도
출마 관련 후보군 온도차 '극명'
김 교육감에게 도전장을 던질 후보군으로는 지난 선거에 출마했던 명노희 전 도의회 교육의원과 조삼래 공주대 명예교수, 조영종 천안 오성고 교장이 거명되고 있다.
명노희 전 교육의원은 지난 2014년과 2018년에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두 번 모두 보수진영 후보가 나뉘면서 지지층이 갈린 만큼, 단일화에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명 전 교육의원은 “1년은 흐름이 3번은 더 바뀔 수 있는 시간이다. 때문에 지금 판세를 전망하는 건 무의미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단일화를 놓고 장난 칠 사람이 후보로 나선다면 상대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 2018년 출마했던 조삼래 명예교수는 출마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조 교수는 “선거를 치러보니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지금으로선 출마를 할지 말지, 결정내린 게 없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조영종 교장은 우회적으로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충남 당진 출신인 그는 충남고와 충남대를 졸업하고 논산여고 교감, 천안부성중 교장 등을 지낸 34년 경력의 교육자다.
조 교장은 또 한국교총 수석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 회장을 맡는 등 교육 발전과 교원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김 교육감의 정치적 연고지인 천안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어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 교장은 “오랜 시간 교육현장에 몸담아 오면서 교육발전을 위한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여러 방향을 고민해 왔다. 다만 지금은 공무원 신분이라 (출마와 관련해)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여러 지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단계다. 오성고 교장 임기가 오는 8월 끝나면, 9월 초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장도 한국교총 출신의 중도·보수 성향인 만큼, 이번 충남교육감 선거는 지난 2014년과 2018년과 마찬가지로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수진영은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단일화를 실패해 뼈아픈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2014년 선거의 경우, 김 교육감(31.8%)은 2위 서만철(30.7%) 후보에 1.2%p 차이로 신승했다. 보수진영인 서 후보와 나머지 명노희(20%), 심성래(17.3%) 후보의 표를 합하면 김 교육감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2018년 역시 보수진영 명노희(29.76%) 조삼래(26.15%)후보가 얻은 표의 합은 김 교육감(44.07%) 보다 11.84%p나 높았다. 교육감 선거가 경선 없이 추대방식으로 이뤄지고, 정당처럼 공신력을 가진 단일화 조직이 없는 특성상 내년 선거도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와 함께 김 교육감의 정치 기반인 천안지역 민심의 향방도 관전 포인트. 지난 선거 천안지역의 후보별 득표현황을 보면, 천안 출신 김지철 교육감(12만1748표)은 서산 출신 명노희 후보(6만2660표)와 대전 출신 조삼래 후보(7만1308표)를 큰 차이가 앞질렀다.
천안지역 민심이 교육감선거의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내년 선거에 조영종 교장이 출마한다면 김 교육감의 천안지역 표를 얼마나 빼앗아 오는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지방선거보다 3개월 먼저 열리는 대통령선거의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선거의 경우 진보진영인 김 교육감이 더불어민주당과 사실상 공조 체제를 유지했기 때문에, 정당소속이 아니라도 대선결과 후폭풍이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