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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씨 트위터에 저 나와요.”
그룹 ‘2AM’ 조권(24)의 트위터를 뒤져보면 게시된 사진 속에 그녀가 있다. 그녀의 지인들은 신기해했다. “조권씨 트위터는 자주 기사화가 되나 봐요”라며 큰 눈을 더 크게 뜨는 그녀의 반응도 비슷했다.
조권의 트위터에서 그녀를 기억했다고 해도 종방한 KBS 2TV 아침드라마 ‘복희누나’의 그녀를 찾기는 어렵다. “1주일에 5회가 방송됐는데 그중에 3회 정도 출연해 감초 역할을 했어요. 20대부터 40대까지를 연기했어요. 역할을 위해 촌스럽게 ‘뽀글머리’도 했어요.”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그녀를 발견하려면, 신제품 개발팀 ‘여장미’를 연기하는 탤런트 김나운(43)을 주목해야 한다. 김나운의 옆에 철썩 들러붙어 영업부 직원에게 아픈 말을 던지는 ‘민아’다. “회당 한 장면씩 나온 거 같아요. 그래도 조금씩 촬영 분량이 늘고 있는 거 같아요. 의욕을 불태우고 있죠.” 주저 없이 본인의 성격을 ‘착하다’고 말한다. “너무 좋은 시”라며 피천득의 시를 읽는 천진난만함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일이 없으면 쉴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연기자다. 아직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못한 신인 김기연(24)의 이야기다. “서울 동서남북 곳곳의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연기학원에 다녔어요. 처음에는 제가 잘난 줄 알았어요. 무용을 전공해서 그런지 곧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서곤 했거든요. 그런데 대입 수시를 봤는데 전부 다 떨어진 거에요. 고시원에서 혼자 많이 울었어요.”
시작한 일은 끝장을 봐야 한다는 악바리다. 단국대 연극영화과도 올해로 4학년, 그룹 ‘빅뱅’의 탑(26), 영화 ‘늑대소년’의 박보영(23)이 입학 동기생이다. “보영이랑은 수강신청도 같이 할 정도로 친했어요”라고 말하지만 “지금은 연락이 잘 안 돼요”라며 배시시 웃는다.
해가 지나면 ‘대학생’이라는 방패막이 떨어지는, 불투명한 미래를 바라보는 대학생이기도 하다. “졸업하지 않은 친구 중에서도 연기를 계속해야 되는지 고민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0년 후까지 이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은 드물어요. 끝까지 붙들고만 있어도 성공이라는 씁쓸한 농담을 하기도 해요.”
그럼에도 연기가 매우, 아주 좋기만 하다. “대학교 첫 연극에서 화상 입은 아줌마를 연기했어요. 그때 느꼈죠. ‘예뻐 보이는 게 다가 아니구나!’라고요. 너무 좋았어요. 현장에서 다른 사람이 돼 평소 느낄 수 없는 감정을 가지고 연기한다는 게, 그리고 그 역할과 제가 일치됐을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너무 좋아요.”
같은 학교 졸업생 하지원(35)이 롤모델이다. 톱스타의 위치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닮고 싶다. “지원 선배님이 ‘액션 잘하는 배우’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계세요. 저도 타이틀을 갖고 싶어요. 아, ‘따뜻한 배우’가 좋은 것 같아요. 선하게 따뜻한 영향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점점 출연분이 많아지게 노력할 거에요”라며 냉랭한 신제품 개발팀의 ‘민아’가 환하게 웃는다.